이름도 모르는, 그저 단 한 명의 아이가 기뻐해주었으면 합니다. by 

여성오빠 트위터를 통해, 우연히 읽게 된 포스트. 남자의 눈물 

월드컵 16강 진출이 좌절되었을때 차두리 선수가 흘린 눈물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었는데...

바로 그 아래, 또 다른 남자의 눈물, 손정은 회장의 연설에 대해 읽게되었다. 

부끄럽게도, 경제쪽에 워낙 문외한이라 소프트뱅크란 회사가 모바일회사인지, 컴퓨터회사인지도 가물가물했는데...

한 나라를 대표하는 그룹의 30주년의 계획을 말하는 자리에서 조금은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를 할머니사진이 이름모를 어린 여자아이 사진으로 바뀌는 순간. 정말이지 가슴이 먹먹했다. 

2007년 8월말  

졸업 직후 다니던 병원 홍보실을 그만두고, 또 다시 3개월 남짓한 광고회사 인턴도 짤리다시피 그만두고 훌쩍 떠난 일본여행.
무언가를 찾고 싶었지만, 결국 아무것도 찾지 못한 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그때 만났던 외국친구중에 마술사란 특이한 이력을 가진 알렉스란 친구가 있었다.

나는 5년만에 대학을 졸업하고도 아직도 갈팡질팡 내길을 찾지 못한채 방황하고 있었는데, 
그친구는 나랑 동갑이었는데 그 여행 직 후, 영국으로 돌아가 새롭게 대학을 다닐 예정이었다.

내가 대학에 다닐 5년동안, 그 친구는 미국, 남미등 여러지역에서 마술사로 일을 하며 본인이 원하는 것을 찾았고, 
일본이라는 나라와 일본문학에 깊이 빠져, 일본문학을 대학에서 전공하기로 결정.

그리고 그 결정을 앞두고 일본을 구석구석 몇달 간 돌아보며 여행 중이었던 거였다. 

무언가를 결정하기에 앞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그리고 스스로 경험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그 친구의 모습에
열등감과는 조금 다른, 부러움과도 또 다른 새로운 충격을 받았었다.

여행 마지막 날, 무언갈 찾으려 왔지만 결국 아무것도 찾지 못하고 돌아가게 되었단 나의 푸념에
분명, 지금은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돌아가면 알게 될꺼란 그 친구의 위로, 그리고 응원.

그 덕분인지 NGO 홍보란 새로운 꿈을 갖게 되었고,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그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친구들보다 적은 월급, 사무실 막내라 온갖 문의전화를 도맡아 생긴 성대결절. 
그보다도 가장 힘들었던 건 내가 믿고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 마저 내 생각, 내 꿈을 이해해주지 않았던 현실이었다. 

멋있다, 부럽다, 좋은 일한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그런 단순한 칭찬을 늘어놓았지만
한 편으로는 현실감각 없는 조금 덜 떨어진 애 취급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 우리가 하고 있는 일, 그리고 우리가 하려는 일을
온 세상을 구원하지도 못하면서 착한 척이나 하고 있는 가식으로 바라보고

고작 한 두명 도와줘봤자, 하루가 지나면 너희가 도와준 아이들 보다 더 많은 아이들이 불행한 세상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쉽게 말하며 정작 자기들은 천원 조차도 기부에 인색했던 사람들!

우리나라 아이들도 힘든 아이들 많은데 왜 외국애들 도와주냐고 욕하면서,
정작 자기 주변의 이웃하나 따뜻하게 돕지 못하는 말뿐인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결코 저 멀리 떨어져 있는게 아니라, 나와 함께 웃고 떠들고 밥먹고 차마시는, 
내가 좋아하는 내 친구, 선배 후배들중에도 너무나 많았기에, 너무나 힘들었다. 

그런데 2년이란 시간동안 나도 점차 그들이 말하는 "현실감각"이라는 것을 찾게되며 자꾸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직장을 그만두고 캄보디아란 나라에 와 아이들을 만나면서도 어쩌면 그들의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단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여기서 지내는 동안의 우울함이나 외로움, 그리움과는 별개로,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의문이, 그리고 정말 어쩌면 나는 그저 방황하면서 봉사활동을 핑계로 착한 척이나 하고 있는 사람이 아닌지 스스로에 대한 회의가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이 짧은 영상이 내 모든 회의와 의문, 그리고 방황을 멈추게 했다. 

Happiness that you can bring to other people.


Strangers you don't know. maybe a small girl in a small village, maybe in Cambodia, when she gets an apple, and she would say thank you, then in that moment you don't know who you should thank. This is unknown girl, I don't know her name but if she can be happy by what we do. I will do, and we will do our best. 

마지막 출근하기 하루이틀 전 직장선배님이 주셨던 카드에 적혔던 문구!
한창 지치고 힘든때라 늘 투정만 부리고 모난구석만 보여드렸는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내 꿈이 담긴 이 카드를 선물로 주셨다. 

"Be the change you wish to see in the world."

Mahatma Gandhi

변화에 맞춰 사는 사람이 아닌 변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겠다는 나의 꿈!

그리고 그 변화로 인해,
단 한 명의 아이에게라도 행복을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내 꿈은 충분히 보상받고도 남을만 한 것이 아닐까? 

끝으로 그 한 명의 아이가, 단순히 우리가 생각하는 한 명이 아닐거라는 세이브더칠드런의 창립자, 에글렌타인 젭 여사님의 말씀을 여기에 덧붙이고 싶다.

 "We can be sure that those whom we help today will help us tomorrow"

Eglantyne Jebb, founder of Save the Children, 1928

덧글

  • 강대구리 2010/07/01 22:52 # 삭제 답글

    주변 사람들과 조금은 다른 길을 간다는 자체로 힘이 부칠때가 있지!!
    캄보디아행 이후~반년남짓지나면서 하나씩 중심을 잡아가고 있구먼~
  • storyband 2010/07/02 13:44 #

    조심해, 안 돌아갈지도 몰라. :p
  • 난후 2010/07/01 23:38 # 삭제 답글

    다르다와 틀리다는 분명히 다르고 존중받아야 할 일임에도 소수일때는 틀리게 보는 경향이 강하지요.
    그러나 빛이 나는 것은 자신의 길이 틀리지 않았고 더 노력할때라고 생각됩니다.
    그냥 힘! 하고 외쳐주고 싶네요.
  • storyband 2010/07/02 13:45 #

    힘! 감사합니다. ^-^
  • 강MJ 2010/07/07 13:01 # 삭제 답글

    정혜양!
    부장님이 알려주셔서 블로그 들러보았네~
    잘 살고 있는것 같아 좋고, 진짜 살도 빠진 거 가타!!! 부러워!!!
    지금의 한순간한순간이 정말정말 소중한 추억일거야. 그런 의미에서 You're such a lucky girl!
    나도 20대로 돌아간다면 정혜처럼 살지도..암튼 Bravo Your Life!
  • storyband 2010/07/07 16:44 #

    팀장님한테도 알려드린거 같은뎅.ㅎ 간디 카드!!! 제가 제 방에 잘 모셔두고 있어요 ^-^ 종종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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